2025. 4. 24. 17:40ㆍ비즈니스
21세기 들어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국가 간 패권 경쟁은 이제 단순한 무기력 대결을 넘어 자원 확보를 둘러싼 치열한 전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희귀 광물(Rare Earth Elements, REE)’이다.
이 희귀 광물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군사용 장비, 스마트폰, 풍력 터빈 등 최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그리고 이 자원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금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1. 1라운드: 중국의 독점과 미국의 위기 인식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희귀 광물 시장은 중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 중국은 희귀 광물의 전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이를 통해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국제 무대에서의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고자 했다.
특히 2010년 중국이 일본과의 영토 갈등 이후 희귀 광물 수출을 제한하면서, 세계는 중국의 공급망 지배가 얼마나 위협적인지를 실감하게 되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은 수십 년간 자국 내 광물 생산을 소홀히 하며 중국에 의존해왔고, 이는 자국 산업의 기반을 뒤흔들 수 있는 심각한 리스크로 부각되었다.
2. 2라운드의 서막: 미국의 반격
2020년 이후, 미중 갈등은 무역, 반도체, AI, 군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었고, 그 중심에 광물 자원이 다시 부상했다. 미국은 중국의 희귀 광물 독점이 자국의 안보 및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공급망 점검 보고서를 통해 희귀 광물 확보를 위한 전략적 계획을 수립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국내 광물 채굴 및 정제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 동맹국들과의 광물 협력 강화 (예: 호주, 캐나다, 한국, 유럽 등)
- 재활용 기술 개발 및 대체 소재 연구
- 중국산 광물 의존도 감축
이에 따라 미국은 ‘청정에너지 전환’을 명분으로 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자국 내 및 동맹국에서 희귀 광물 채굴과 가공 인프라를 확대 중이다.
3. 중국의 반격과 수출 통제
미국이 반격에 나서자,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중국은 2023년부터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갈륨(Gallium)과 게르마늄(Germanium)의 수출을 규제하면서 전략 광물의 ‘무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단순한 경제 조치가 아니라, 미국과 서방의 첨단산업 육성을 저지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또한 중국은 희토류 산업을 국영화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 통제를 강화하며, 희귀 광물의 생산, 가공, 수출에 대한 국가적 전략을 명확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남미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4.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한국의 입장
이런 상황 속에서 전 세계는 ‘디커플링’과 ‘디리스킹’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을 통해 자원 외교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BRICS, 일대일로 등을 활용해 자원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이 둘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산업이 희귀 광물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미국 주도의 공급망에 참여하면서도,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 관계도 유지해야 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 중이다.
2023년 한국 정부는 ‘핵심 광물 전략’을 발표하며 100대 광물의 확보 및 공급망 다변화를 선언했고, 아프리카와 남미 자원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5. 향후 전망: 자원의 지정학
미중 광물 전쟁 2라운드는 단순한 자원 확보 경쟁이 아니다. 이는 기술 패권, 에너지 전환, 군사력, 외교 전략이 얽힌 복합적 지정학 전쟁이다. 각국은 단순히 자원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안정적으로 그것을 확보하고 가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결국, 이 전쟁의 승자는 단순한 자원 보유국이 아니라, 광물 확보부터 정제, 활용, 재활용까지 ‘전체 가치사슬’을 통제할 수 있는 국가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중견국들이 위치하게 될 것이다.
[ 미중 광물전쟁 2라운드 - 미국의 반격 ]
2020년대 들어 미국은 희귀 광물 및 핵심 자원에서의 중국 의존도를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 배경에는 단순한 공급망 불안정이 아닌, 자국의 전략 산업, 기술주권, 군사력 유지까지 연결된 근본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광물 자원에 대한 대응을 단기적 수급 문제를 넘어 ‘국가 전략’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1) 바이든 행정부의 공급망 점검과 전략적 전환
2021년 2월,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 14017호를 통해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의약품, 핵심 광물 등 4대 핵심 분야의 공급망을 전면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로 발표된 보고서에서 미국은 희귀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아래와 같은 주요 전략을 수립했다:
- 국내 생산 확대: 미국 내 희귀 광물 채굴 프로젝트에 대해 환경 규제를 일부 완화하고, 민간 기업의 채굴·정제·가공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세제 혜택과 연방 자금 지원을 제공.
- 재활용 기술 개발: 기존 광물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기술 R&D 투자 확대. 특히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관련 자원에 집중.
- 해외 동맹과의 공급망 구축: ‘친환경 공급망 외교’라는 이름 하에, 자원 부국인 호주, 캐나다, 칠레,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의 전략적 자원 협력을 강화.
(2) ‘광물 안보 파트너십’ (Minerals Security Partnership, MSP)
미국은 2022년 6월, 주요 우방국들과 함께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 파트너십에는 일본, 한국, EU, 호주, 캐나다 등 주요 경제 강국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목표는 다음과 같다:
- 비중국 공급망 구축
-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준에 부합하는 채굴 및 가공
- 자원 민족주의(국가 중심의 자원 통제)에 대한 공동 대응
한국도 이 협약에 참여하면서, 배터리 및 반도체 산업의 안정적 원료 확보를 위한 협력체계를 다져나가고 있다.
(3) 민간 투자 유도와 관련 기업 육성
미국은 국방물자생산법(DPA, 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하여 민간 기업이 리튬, 니켈, 희토류 등 중요 자원 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에 따라 MP Materials, Lithium Americas, Piedmont Lithium 등의 기업이 주목받고 있으며, 일부는 국방부로부터 직접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배터리 생산 관련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급의 조건으로 **"미국 또는 FTA 체결국에서 생산된 핵심 광물"**을 명시함으로써, 중국산 자원의 배제를 공식화했다.
(4) 환경과 안보의 딜레마
다만 미국의 자국 내 광물 채굴 확대 전략은 지역 주민과 환경 단체의 강한 반발에도 직면하고 있다.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알래스카 등지의 희토류 광산 개발은 환경 파괴 우려와 토착민 권리 문제로 종종 좌절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전략은 ‘친환경적 자원 확보’라는 명분과 실제 실행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5) 장기적 비전
미국은 단기적인 공급망 안정화를 넘어서, 희귀 광물의 **전체 밸류체인(Value Chain)**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자 한다. 즉, 단순히 자원을 채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가공하고, 부품화하고, 제품에 적용하는 모든 과정을 미국 또는 미국의 파트너 국가 내에서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단순한 자원 확보를 넘어서,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 패권 전쟁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이는 21세기 냉전의 새로운 전장, 즉 ‘지정학적 자원 패권’ 싸움의 핵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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