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일본국채, 신화가 흔들린다. 엔화 팔고 스위스 프랑 산다.~~

2025. 5. 25. 04:59재테크

 

예전에는 위기가 오면 "엔화 사자"였지만, 요즘은 "프랑 사자"가 대세.

오랜 시간 '안전자산'으로 통하던 일본 국채와 엔화의 지위가 최근 흔들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 대신 스위스 프랑, 미국 달러 등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역전, 일본은행의 정책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도 큰 파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제 일본 국채와 엔화는 과연 여전히 '믿을 만한 피난처'일까요? 이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일본 국채, 더는 안전자산이 아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꼽히던 일본 국채. 일본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낮고, 일본은행(BOJ)이 강력하게 뒷받침해왔기에 시장은 이를 절대적으로 신뢰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그 신화에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원인은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글로벌 금리 상승입니다.

 

2022년부터 이어진 미국 연준(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일본 국채의 매력이 떨어졌습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4~5% 수준으로 높아진 반면,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1%도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더 높은 수익을 찾기 위해 일본 자산을 떠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행이 지속적으로 엔화 약세를 방치하면서, 엔화로 표시된 자산에 대한 매력도 함께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를 회피하게 만든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스위스 프랑,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부상

 

일본 자산의 매력이 감소하면서 투자자들은 대안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 대안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자산이 바로 스위스 프랑입니다. 스위스는 전통적으로 정치적 안정성과 낮은 인플레이션, 독립적인 통화정책 등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진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2024년 들어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다시금 스위스 프랑을 선호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유럽 주변국에서의 전쟁과 갈등, 중동 위기 등으로 인해 자금이 스위스로 몰리고 있으며, 이는 엔화보다 스위스 프랑의 신뢰도가 더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일본은행과는 다르게 물가를 잡기 위해 적극적인 금리 인상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로 인해 스위스 프랑의 금리 수준은 일본보다 월등히 높아졌고, 이는 금리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스위스 프랑은 장기적으로도 가치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환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스위스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입니다.

 

엔화 가치 하락, 어디까지 이어질까?

 

엔화는 2024년 들어 달러 대비 155엔선을 돌파하며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이 악화된 결과라기보다는, 통화정책의 차이와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회의감이 결합된 현상입니다.

 

일본은행은 수년간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경기 부양에 집중했지만, 그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정책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은 일본 정부의 막대한 부채 부담을 증가시키므로, BOJ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일본은 결국 금리를 충분히 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는 엔화 약세가 쉽게 반전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엔화가 더 이상 ‘위기 시 도피처’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 전략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헤지펀드는 엔화를 ‘파는 통화’로 간주하며, 리스크 회피 시점에도 스위스 프랑이나 미국 달러를 우선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론: 안전자산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일본 국채와 엔화는 오랫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신화'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금리 상승과 일본의 느슨한 통화정책,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의 변화 속에서 그 지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스위스 프랑과 미국 국채가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자산 배분 전략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합니다. 투자자들에게 있어 ‘안전자산’이란 고정불변의 개념이 아님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과거의 믿음만으로 자산을 선택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